[영화-카핑 베토벤] 사랑으로 존재하기
바빴던 한 주를 마무리하고 조금 한가해진 토요일 저녁 <Copying Beethoven>을 보았습니다.
마음과 마음으로 교감하고 그것을 몸으로 표현하는 배우들과 그를 오케스트라처럼 지휘하는 명감독의 작품에 10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더불어 베토벤의 삶을 돌아보며 음악을 통해 사랑과 영혼을 우리에게 속삭인 음악의 황제에게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첫 악장이 둘째 악장이 돼. 한 주제가 죽고 새로운 주제가 탄생하지. 자네 작품을 봐. 너무 형식에 얽매여 있어.. 적절한 형식을 고르는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해. 나도 내 귀가 멀기 전까지 그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했어.”
"그래, 그래, 맞아. 고요함. 그 고요함이 열쇠야. 주제 사이의 고요함. 그 고요함이 자네를 감싸면 자네 영혼이 노래할 수 있어"
우리의 의식은 외부로 향하기 쉽습니다. 베토벤도 외부의 소리를 듣는 청각을 잃고서야 그 누구보다 더 깊이 내면의 소리를 듣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듣지 못하는 만큼 내면으로 들어가니 그것은 축복이자 동시에 고통입니다.
그 과정 중에 근원에 도달하지요. 주제 사이의 진정한 고요함을 만나고 그 안에서 순수존재를 만나 세대를 넘어 공간을 넘어 다른 이들의 존재를 깨우는 음악을 작곡합니다.
우리들 또한 그 고요함이 우리를 감싸면 우리는 영혼을 노래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살고 가슴으로 일하며 가슴으로 음악을 듣게 됩니다. 이것을 내가 죽고 다시 사는 부활이라 불러도 좋고 자기변형 또는 '영혼의 탄생'이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너는 베토벤이 아닌 네 자신이 되야 하는 거야. 사람들도 그것을 원하지.” 우리 모두는 그저 내 자신이 되야 합니다. 그래야 궁극의 행복이 있고 성공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한 충만함과 풍요함을 세상과 함께 즐겁게 나누는 것일 뿐입니다.
“공기의 떨림은 인간의 영혼에게 얘기를 하는 신의 숨결이야. 음악은 신의 언어지. 우리 음악가들은 인간들 중 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지. 우린 신의 목소리를 들어. 신의 입술을 읽고 신의 자식들이 태어나게 하지. 그게 음악가야.“
제 내면에 음악이 있고 저는 그 음악을 코칭을 통해 노래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심장이 뜁니다. 하지만 위의 베토벤의 대사와는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음악이 신의 언어가 맞지만 음악가들만이 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은 아니지요.
직업이 무엇이든 우리는 신- 제 정의로는 ‘사랑’- 과 매우 가까울 수 있습니다. 음악가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음악가로서 어떤 사람이냐, 코치로서 어떤 사람이냐 이런 문제라고 봅니다. 즉, 우리의 존재가 ‘사랑’이냐 아니냐에 따른 Being의 문제이지 무엇을 하느냐 하는 Doing의 문제는 아닙니다.
‘합장’을 통해 자신의 궁극을 표현한 베토벤은 ‘대푸가’를 통해 자신을 뛰어넘습니다. 그리고 후대 작곡가들을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엽니다. 너무도 시대를 앞서 나갔기에 당시 대중에게는 외면을 받지만 그로 인해 많은 음악가들이 세기를 넘어 영감을 얻었습니다.
그것은 선배인 그가 죽기 전에 할 일이었습니다. 대중의 사랑만을 원했다면 그는 ‘합창’에서 멈추어야 했죠.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후배 작곡가를 위해 새로운 물고를 터주었습니다. 그로 인해 음악이 영원히 바뀌었고 세대를 넘어 끊임없이 흐르게 됩니다.
그것은 세상을 향한 그의 멈출 수 없는 ‘사랑’ 덕분입니다. 그의 존재 그 자체가 ‘사랑’이기에 사는 동안 멈출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요.
영화를 보는 내내 음악이 제 영혼을 깨우며 제 소울 메이트가 되어주었습니다. 영화 자체가, 멋진 연기를 펼친 배우들도 저와 함께 합니다.
저는 제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도 또한 후세들을 위해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합니다. 그것이 제가 살고 싶은 <노윤경 and Beyond> 입니다.
그리고 저는 ‘나자신’을 찾았거나 자신이 되고 싶은 분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우리는 함께 인생을 노래하고 그려나가며 춤출 것입니다.
사랑으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활짝 피어납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Bl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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