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가족, 또 하나의 나!
Day 70일차 –
사랑하는 당신, 안녕! 지난 일주일을 어떻게 지내셨나요?
저는 지금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어요. 책을 쓰러 왔습니다. 아지트의 미키님이 오늘은 고양이 아트를 해주었어요. 누군가에게 정성을 선물 받는다는 것… 기분이 좋아요.
오늘은 토요일이어요. 어제 밤 11시 전부터 잤는데요. 오늘 오후 4시 반에 기상을 했어요. ‘나 어디 아픈가?’ 하고는 잠시 생각했어요. ㅋㅋ 겨울잠 기세에 저도 놀랐나 봐요. 하하~!
그래도 그 사이에 잠시 일어나 아점을 먹었어요. ㅎㅎ 그리고 또 잤다는…
작년에 은근히 쌓인 피로가 한번 더 빠져나간 느낌이랄까! 지난 연말 휴가 때 하루 16시간 잠자기 놀이 때는 ‘뼈 속에 녹은 피로감 빠져나가기’였죠.
이번에는 뭐랄까, 생각들도 쉬고 마음도 쉬고 그냥 할 일 없이 잤어요. (! 너무 좋아요. ㅎㅎ)
돌이켜보면 감사한 하루네요. 푹 자고 일어나 저를 위한 저녁식사를 준비했어요. 샤론의 사랑인 콩님(!)을 잔뜩 넣어 밥을 했답니다. 된장찌개, 감자당근 지지미, 가자미 구이, 도토리묵을 차렸죠.
저는 요리가 좋아요. 아직은 초보이지만요. ㅎㅎ 밀린 빨래도 했고요. 장도 보고요. 내일 맛난 것을 먹을 생각에 벌써 설레요. 주부놀이~ ㅋㅋ
이번 겨울은 특히 비시즌 훈련기간이쟎아요. ‘책쓰기를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만들기’가 목표이죠. 그 맥락에서 저는 지난 한 주가 만족스러워요.
'라이프 스타일 만들기' 라는 점에서 일단 성공이어요. 매일 책쓰기를 하고 있고요. 그것도 하루에 여러 시간~! 자료 연구도 하고요. 일단 무조건 쓰고 있고요. 잘 쓰겠다는 생각을 버렸습니다. 무엇 덕분에 제가 이렇게 바뀌었느냐고요? 그게요…. ^^
얼마 전 <힐링 캠프 - 하정우씨>편을 보았습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하정우씨는 감독으로 변신을 했었네요.
처음에 그는 그의 데뷰작에 투자하겠다는 제작자를 찾기도 어려웠고요. 고생 끝에 제작자를 만났습니다. 일류 배우로서의 그의 신뢰와 인지도도 한몫 했지요.
감독으로서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그는 최신을 다했겠지요. 하지만 그의 데뷰작 <롤러 코스터>는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는 못한 듯요. 본인도 많이 부끄러웠나봐요. ㅎㅎ
하지만 그 데뷰작 덕분이었습니다. 그는 다음 영화 <허삼관> 에 배우 캐스팅을 받았다가 이후 제작자 초대도 받았죠. 제작비 70억 프로젝트입니다. <힐링 캠프>에서 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번 2번째 작품에서도 그는 감독을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여배우 (하지원) 섭외에도 난항을 겪었고요. 어쩌면 다음 영화에서도 그는 우여곡절을 많이 겪을 겁니다. 위대한 작품이란 한번의 시도에 만들어지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하정우씨가 포기하지 않기를요. 그가 계속 시도한다면 매번 더 나은 작품이 나올 거여요. 최고의 작품을 만드는 배우 DNA를 아는 사람은 감독 DNA도 잘 살릴거여요.
한 분야에서 'How to'를 알면 다른 곳에서도 그 'How to'를 살릴 수 있는 여지가 많죠. 성공 요소는 많은 경우 태도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끈기, 생각하며 일하기, 상대와의 소통, 시장을 바라보는 눈, 성실 등등이요.
그래서 저는 하정우씨를 적극 응원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면 그 응원을 받고 더 열심히 살 거여요.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비판이나 비난이 아닌 진심어린 응원이니까요.
하정우씨 이야기에서 저는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제 삶에 적용해볼 수 있는 것이 많더군요.
일단 ‘첫 번째 책을 내자!’는 거죠. 아마, 제가 노력해도 결과는 졸작일거여요. ㅜ.ㅜ 제게 그리고 제 책에 기대를 하고 계시던 분들이 실망할 수도 있고요. ‘이게 뭐냐. 이런 건 발로도 쓰겠다. 이런 책을 내려고 지난 2006년부터 해마다 책을 쓰겠다고 선언해왔냐. ’ 뭐, 이런 거요.
그래도 제가 코치이고, 강사인 덕분에 책이 조금은 팔리겠죠. 제 코칭을 사랑한 분들이 그 실력 믿고 책을 사시겠고요. 그러다 제 책에 실망을 하실 수도...
그러니 첫 책을 내고 나면 저는 부끄러울 거고요. 누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제가 먼저 위축될 수도 있어요. 책을 냈다는 것을 알리고도 싶지만 동시에 숨기고 싶을 수도 있어요. ‘아, 이게 뭐람. 나 바보 아니야? 다시는 쓰지 말까?’ 하면서요. ㅜ.ㅜ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저는 다시 용기를 낼 겁니다. 또한 희망을 가질 겁니다. 한번도 책을 내지 않은 분들보다는 책을 내보았던 제게 기회는 더 있을 테니까요. (이건 많은 출판사들이 제게 그간 해주셨던 말씀이세요.)
그 첫 작품 덕분에 다른 출판사도 저를 어느 정도 검증할 수 있을 테니까요. 어쩌면 그 덕분에 2번째 책에 대한 초대를 여기저기서 받을 수도 있겠지요.
여기에는 할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 그리고 당장은 제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더라도 욕심내지 말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실행력이 핵심이겠지요. 저만의 세계를 구축하다 보면 어느덧 많은 것들이 이루어져 있겠고요.
코칭도 처음에는 '발로' 했어요. ㅜ.ㅜ 어떨 때 저는 코칭 후 부끄러워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었죠.
그래도 저는 포기하지 않았죠. 5년, 10년이 지나니 지금은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세요. 저도 자부심이 생기고요. 아마 책도 그러하겠지요?
책쓰기도 느리지만 꾸준히 발전했어요. 저와 지난 2013년에 계약한 출판사가 제게 제안을 하고 계약금을 준 것도 제가 지난 6년간 꾸준히 책을 내려고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쓰고 절망하고 속상해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도했던 노력들이 쌓이고 쌓인 결과이니까요.
이번에 책을 쓰면서 부모님과 동생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제 예전 얘기를 쓰다 보니 새로운 게 보여요.
제가 오늘날 우리말로, 영어로 코칭하는 것은 모두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 덕분이었죠. 매일 하루 세끼를 걱정하던 시절에도 세 자녀의 교육비, 책 값은 아끼지 않으셨어요.
스토리 하나. 중 1 때 ABC를 처음 배우고 샤론이 영어교과서 테이프를 사달라했어요. 영어 선생님이 테이프를 듣고 원어민을 따라하라고 얘기하셨거든요. 그 때 엄마가 가게 돈통을 활짝 여시던 모습이 생생해요.
저는 그 다음 날 테이프를 샀어요. 며칠 간 테이프를 따라했죠. 영어 선생님이 “책 읽어볼 사람?” 저는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책을 읽었죠.
"와, 윤경이 발음 좋다. 영어 잘 하네." 반 친구들이 웅성 웅성... 지금 돌이켜 보면 말도 안되는 그 발음 덕분이어요.
샤론은 학교에서 '영어 잘 하는 아이'로 곧 소문났어요. 그 칭찬이 좋아 샤론은 영어를 공부했죠. 인생은 한 끗(!) 차이여요, 그죠? ㅎㅎ
스토리 둘. 대학 입학 전: 부모님은 1987년 겨울 생전 처음으로 이웃에게 돈을 빌리셨죠. 둘째딸 대학 등록금을 마련해야 했어요. 그 등록금 빚을 갚느라 부모님은 몇 개월을 더 열심히 일하셔야 했죠. 샤론은 부모님이 저를 위해 돈을 빌리신 것을 사실을 나중에 알았고요. 빚이라는 게 사람을 얼마나 숨 막히게 할 수 있는지는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알았죠. ㅜ.ㅜ
스토리 셋. 대학 3학년: 샤론이 영어 전공자가 이 영어 실력으로는 졸업 못하겠다며 미국 어학연수를 보내달라고 부모님께 간청했습니다. 부모님은 하루를 깊이 고심하셨어요.
다음날 부모님이 말씀하셨어요. "그래, 가라. 너희 셋이 어렸을 때 돈은 없는데 둘은 병치레가 심했고 너만 건강하다고 너만 보약을 못 먹였다. 그게 평생 마음에 걸렸다. 이번 연수가 네 보약값이다. " 당시 부모님은 10원, 100원도 아끼시느라 몇 정거장은 기본으로 걸어다니셨어요.
그 다음해인 4학년 때 저는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어요. 전 미국에서 1년 간 10kg 가 빠졌죠. 아, 얼마나 부모님 품으로 돌아가고 싶던지요.
그래도 그 노력 덕분에 23살부터 (아마도 당시 최연소?!) 저는 기업체에서 영어를 강의할 수 있었어요.
제가 마흔이 넘고 세상을 살아보니 그 연수비가 어떤 돈이었는지 이제 실감이 됩니다.
어찌, 지금에서야 부모님의 사랑이 보이는 걸까요? 책을 쓰면서 샤론은 울보 모드로 변합니다.
우리 동생은 또 어떻고요. 지난 9년 간 저와 함께 일하면서 고생을 했어요. 특히 저와 함께 일하기 시작한 초반에는 ‘샤론의 만행’을 겪었습니다. 페이도 많지 않고 샤론은 자기 좋은 일만 하며 뛰어다녔죠.
리더는 상대의 꿈을 이루어주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동생의 꿈을 이루어주었는지, 아니 그보다 먼저 제가 동생의 마음 속 깊이 간직한 꿈을 알기는 하는 건지요. 지금이라고 많이 달라진 것은 없네요. 아직도 저는 갈 길이 먼 리더입니다.
사랑하는 당신, 지금 샤론은 가족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요. 속이 상합니다. 제 인생을 찾겠다고 지난 25년 간 국내외로 찾아 다녔어요. 덕분에 저는 제 삶을 찾았고요.
그런데 그 과정 중에 제가 가족들을 힘들게 했어요. 힘들게 했다는 사실도 저는 실감하지 못했고요.
덕분에 저는 이번에는 정신을 바짝 차립니다. 올해는 꼭 책을 내겠다는 동기가 강화되요. 용기를 더 낼 거고요. 실행하다가 잘 알 될 때도 있겠지만요. 무조건 끝까지 가겠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부모님이, 동생이 웃는 모습을 보겠습니다.
이제는 가족이 제가 살아야 할 이유입니다. 예전에는 ‘가족이 내가 살아야 할 이유야.’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어떻게 가족만 생각하냐~! 하면서요. 나를 진정으로, 가족을 진정으로 동시에 사회와 인류를 동시에 사랑할 수도 있는데요.
살아가면서 제가 변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전에 이해되지 않던 것들이 시간이 갈수록 이해가 되고요.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음으로 이해가 됩니다.
가족… 또 다른 나!
오늘 밤 제 사랑을 우리 가족에게 보냅니다. 묵묵히 실행하겠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그 결과물을 ‘깜짝 선물’로 가족들에게 바치겠습니다.
사랑하는 당신,
이제 저는 힘이 나요. 당신과 대화를 나눈 덕분이어요. 그거 알아요? 제게 당신은 최고의 코치입니다. 당신은 제 말을 조용히 들어주죠. 사랑의 눈빛으로요. 당신은 저를 재단하거나 판단하지 않죠.
덕분에 저는 제 내면을 모두 꺼내고 들여다 보죠. 애쓰며 이룬 것을 함께 축하하고요. 제 부족한 면도 담담히 보게 되요.
그러다 보면 저는 용기가 나요.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고요.
살아온 날들, 샤론은 고스란히 끌어안습니다.
살아갈 날들, 매일매일 태어납니다. 잘 살고 잘 죽을래요.
당신과 함께!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마음을 담아,
당신의 샤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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