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꽃 Sharon 이야기] 영어를 뛰어넘어: English and Beyond(1)

저의 경우 영어를 평생의 업으로 선택한 것은 단기적으로는 실패이고 장기적으로는 성공이었습니다.

저는 중학교 때 영어가 아주 재미있고 좋았는데 주요 원인은 선생님들이 내 영어를 칭찬하고 주변 친구들이 내 실력과 발음을 부러워했다는 점입니다.

어린 나는 그런 칭찬이 기분 좋았고 결국 내가 영어를 잘 한다고 생각해서 전공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실 저는 어학적 소질은 별로 없는 듯 싶습니다.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제가 다섯 살이 되도록 우리말을 잘 못했데요.

‘간호사’ 발음이 안 되어 ‘가나나, 가나나’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여섯 살쯤 되니 어느 날부터 갑자기 종알종알 말도 잘하고 춤추고 노래하더랍니다.

제 타고난 소질로 따지면 오히려 수학이 더 뛰어났습니다. 고등학교 때 평소 수학공부를 거의 하지 않고도 수업시간에 졸다 벌떡 일어나 수학 선생님이 내는 문제를 푼 적도 여러 번 이었으니까요.

이렇게 제 부족한 어학소질로 영어를 공부했으니 당연히 더디고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실력이 늘지 않아 답답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보면 한 두 해만 해도 금세 잘 하는 듯 싶은데 저는 장장 25년 넘게 영어공부를 했습니다. 항상 내 실력에 부족함을 느끼니 한때는 정말 내가 바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끈기가 답이었습니다. 원하는 만큼 실력이 늘지 않아 좌절하면서도 꾸준하게 노력하니 이제 저는 영어를 예쁘고 우아하게 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물론 제가 그동안 영어공부에 투자한 시간이나 기대치에는 전혀 미치지 못했습니다.

인간은 아주 똑똑한 존재입니다.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적응하는 법을 배웁니다.

저는 어렸을 때 인상이 강하고 고집스러워 보인다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드러운 이미지를 갖고 싶어 강한 눈빛을 상쇄하려는 차원에서 눈웃음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근 이십년 동안 계속 눈웃음을 쳤더니 이제는 인상이 부드러워져서 눈웃음을 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영어라는 언어적 요소가 부족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비언어적 요소를 개발시켜야 상대방에게 똑같은 수준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잘 웃었으며 내 음성에 집중했습니다. 저의 체형에 어울리는 나만의 세련된 패션을 개발했습니다. 상대방 이야기를 잘 들었으며 배려하는 마음을 체득했습니다.

거기다가 섬세한 내 감성은 상대의 감정 변화를 쉽게 감지해서 상대방을 편안하게 했습니다. 특히 나의 열정과 적극성은 서구사람 눈에는 많은 동양인에게서 볼 수 없는 큰 장점이었습니다.
이렇게 장기적인 차원에서 저는 언어적 그리고 비언어적 역량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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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l Comment l Category My True Self Journey l posted at 2007. 12. 9.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