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꽃 Sharon 이야기] 두려움과 맞서기: 우리 30+세대는 두렵다(1)
90년대 미국 어학연수 때 일입니다.
사촌 언니, 사촌오빠와 영화를 보러갔다가 주차장으로 나서는데 제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언니와 오빠에게 차 안에서 기다리라고 하고는 저 혼자 극장에 다시 돌아갔습니다.
입구에서 일하는 검표원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Excuse me. I think I lost my wallet here in this movie theater.' 하고 말했습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 검표원 왈 ‘Excuse me?' 저는 다시 'Wallet.' 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다시 알아듣지 못했고 전 울상이 되었습니다.
그가 제가 당황하는 모습에 공감을 하며 도우려고 했다면 그렇게까지 마음이 불편하고 창피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마침 사촌오빠가 돌아오지 않는 제가 걱정되어 극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빠는 검표원에게 정황을 설명하고 저는 극장 안으로 다시 들어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지갑을 찾았습니다. 저는 오빠에게 말 그대로 ‘쪽 팔렸습니다’.
명색이 영어 전공자가 3년 반 동안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고도 미국에 와서 wallet이라는 단어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 (아니면 그 검표원의 청취력에 문제가 있거나!) 땀을 흘렸습니다.
그래도 한국에서는 평소 발음 좋다고 주변의 부러움을 받던 저였는데 미국에 가니 잔뜩 위축되었습니다. 제 발음을 알아듣지 못할까봐 주눅이 들어서 자꾸 목소리가 기어들어갔습니다. 그러니 상대는 더 못 알아듣고 저는 더 주눅이 들고 해서 상황은 악화되었습니다.
그래도 미국 원어민 앞에서 영어를 하는 것은 차라리 나았습니다. 한국말과 영어를 둘 다 잘하는 2세 교포들 앞에서는 영어가 더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저는 교포들이 제가 영어 하는 모습을 보고 형편없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뿐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니 ‘끈기’가 답이었습니다. 부끄러움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니 영어 실력이 향상이 되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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