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꽃 Sharon 이야기] 어메리칸 드림 - 미국가면 다 해결될거야
저는 대학교 4학년 때 작은 아버지 식구가 계신 미국에 어학연수를 갔습니다. 그 당시 제게 미국은 약속의 땅이었습니다. 미국에 가면 금세 영어실력이 늘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작은 일 하나 하기도 힘이 들었습니다. 학교를 가보니 동양인들만 눈에 들어왔습니다. 미국에서 미국사람 만나기가(!) 그렇게 힘든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순진했던 저는 1년 동안 학교 수업, 도서관 그리고 집을 오가며 하루 10시간이 넘게 영어공부를 했습니다. 한국친구도 거의 사귀지 않았습니다.
공부는 ‘학(學) +습(習)’입니다. 혼자 공부하고 질문이 생기면 수업에서 묻고 배웁니다. 그 배운 것과 자습한 것을 복습하며 끊임없이 현장에서 실습을 해서 체득해야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 전체 과정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배운 것을 실제 생활에서 실습을 할 기회가 거의 없으니 공부한 것은 지식으로 끝났고 대부분 곧 잊어버렸습니다.
제가 다녔던 미국의 대학교에서도 제일 먼저 제공했던 것은 레벨 테스트와 단순한 레벨에 따른 분야별 영어수업이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그 당시 제게 우선적으로 필요했던 것은 자기주도 영어학습법과 현지 적응을 도와주고 상담하는 코치였습니다.
어머니에게 제가 중학교 때부터 영어 테이프를 종알종알 따라하는 소리는 즐거움과 희망이었습니다. 힘든 가정형편 속에서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어학연수였습니다.
그걸 알기에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돌아오기를 몇 달, 저는 서서히 지쳐갔습니다.
미국 오면 달라질 줄 알았는데 1년이 가도록 저는 여전히 회화시간에 주눅이 들었습니다.
영어는 늘지 않고 한국말만 줄었습니다. 제가 교포도 아닌데 우리말을 할 때 단어가 잘 생각이 안 나고 “음~” 하면서 시작하기 일쑤였습니다. 좌절감과 스트레스로 몸살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한번은 감기몸살이 나서 침실에서 며칠 동안 꼼짝 못했습니다. 가족들은 보고 싶었지만 제 상황을 말해서 걱정시켜 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니 4킬로가 빠졌습니다.
시간은 흘러 귀국할 시간이 다가왔고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돌아가면 형편없는 제 영어실력에 창피할 듯 싶었습니다. 부모님도, 친구들도 기대하고 있을텐데 하는 걱정으로 초초해졌습니다. 귀국하고 보니 1년 사이에 10킬로가 줄어 있었습니다.
저는 귀국한지 1개월이 지나지 않아 어학원을 등록했습니다. 사정 모르는 엄마는 미국 다녀와서 또 어학원이냐며 고개를 저으셨지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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