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추어] 나는 '빛나는 강' 입니다.

2010년 1월 4일

1차 휴가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지도 며칠 지났습니다. 오늘도 휴가라 11시까지 잠자고 먹고 구기자 차를 마시고 창 밖의 함박눈을 보며 놀았습니다. (?) 지난 열흘간을 한번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삶의 초점: 장기휴가를 떠나면서 내려놓기 선수(?)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 제 삶의 초점은 가족, Here and Now, 쉼 그리고 내려놓음입니다. “무엇을 위해 그리 긴장하고 바쁜가?”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많은 일을 벌였던 작년과는 다르게 올해는 조용히 관조하고 세상에 책을 내놓는 때가 되었음을 느낍니다. 10대 목표를 두고 “해야 한다.”는 생각도 내려놓으니 어깨가 가볍고 가슴이 뻥 뚫려 시원합니다. 얼마 전 작성했던 10대 뉴스도 조금 변경해야겠습니다.
 

아호 빛나는 강 熙江: 1 2일 서 선생님과의 만남에서 새로 아호를 받았습니다. “빛나는 강 熙江”! 제 맘에 꼭 듭니다. 내면이 보석처럼 빛나고 다른 분들을 비추는 고요하고 맑은 강이고 싶습니다. 덕분에 올 한해 더 많은 휴식을 의도하게 되었습니다.

 

독서: 이번 휴가기간 중 열 권 가까운  책을 읽었습니다. 그 중 단연코 빛나는 책 두 권이 있었으니 신경숙 씨의 <엄마를 부탁해>와 법정스님의 <일기일회>!

 

<엄마를 부탁해> 가난한 시대를 치열하게 보낸 가족들이라면 읽으면서  공감하실 겁니다. 신경숙 작가는 우리 시대의 어머니를 잔인할 정도로실감나게 그려내었습니다. 평소 부모님에게 행동이 아닌, 말로만, 마음으로만 효도하는 우리 독자들에게 죄의식(?) 마저 줍니다. 밤새워 읽으며 내내 울어 제 눈이 퉁퉁 부었습니다.

책은 우리의 어머니가 그 누군가의 아내나 어머니이기 전에 한 여자임을 인식시킵니다. 읽는 내내 어머니에 대한 이슈와 직면하는 아픔을 겪었고 다 읽고 나니 계실 때 잘해야겠다는 결의를 다지게 되더군요. ^^ 가슴 한가운데가 뻥하고 뚫리며 제대로 된 코칭을 받은 듯 합니다. 책 덕분에 연초에 어머니를 안아드리고 함께 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일기일회> ‘지금 이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지난 몇 년간 법정스님이 해오신 법문을 모아 책으로 엮어냈습니다. 스님은 당신의 주창하신 바처럼 맑고 향기롭게인생을 사셨고 당신이 쓰신 책처럼 무소유를 주장하시면서 언행일치를 보여준 표상이지요. 추울 때는 추위가 되고 살아갈 때 삶 그 자체가 되리니책을 읽는 내내 머물던 사찰에서는 눈이 흩날렸고 제 마음 또한 평안히 가라앉았습니다.

 


***
내일 5일까지 휴가입니다. 그리고 올해는 가족에 집중하며 많이 내려놓고 많이 쉬려고 해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이 땅의 부모님들을 생각했습니다. 결혼 후 가난과 싸우셔야 했던 나의 부모님당신 스스로 배우고 싶은 열정은 삭이며 둘째 딸 미국연수를 보내시기까지 얼마나 힘드셨을까? 22살짜리 철부지 대학생 딸이 집안 사정 모르고 해외연수 가겠다 하고 부모님은 평생 10원짜리도 아껴모으신 돈으로 그 딸을 미국으로 보냅니다. 생전 처음 딸과 이별해서는 하늘에 비행기가 지나가는 소리날 때마다 비행기 올려다보고 딸 그리며 우셨다는 당신... 그런데 저는 머리 커지고 나니 당신들을 이해하지 못했고 초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귀국해서는 남들 다 부러워하는 혼사자리 싫다 마다하고, 내가 원하는 인생 살겠다고 속 썩였고요.

"그래, 윤경! 꼭 너같은 딸만 낳아봐라." 어머니께 죄송한 마음에 농담 반, 진담 반, 이제 전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죠. 하지만 우리 어머니 당신은 아직도 저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 하십니다.
 

내일 당장 죽는다면 마지막으로 무엇을 하고 싶을까?”

올해는 당신이 그리 원하시던 제주도를 모시고 가야겠습니다.

 

엄마, 죄송해요. 그리고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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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l Comment l Category My True Self Journey l posted at 2010. 1. 4. 2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