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6차 집단상담 후기] 더이상 블랙홀은 없다.

한알은 함께 더불어가면서 나를 찾는 과정이다.
2% 부족도 여유로 남긴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다음에 다시 시작한다.

그간 나는 대화를 한 것이 아니라 독백을 했다. 나는 상대가 보이지 않았다.

매번 나를 챙기고 배워가고 받아가느라 바빴다. 그런 내 모습을 몰랐다.

가슴 머리 가슴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가슴으로 말하라!

왜  오해라고 생각되는 것들에 매번 그렇게 해명을 하려고 해!  그냥 가슴으로 느낌만 말해도 되.

'내가 저 사람이라면~'이 아니라 '저 사람이니까 ~겠다' 이다.

내가 뭘 고칠 것인가 vs. 저 사람이 무엇이 필요한가.

상대방이 나를 부정적으로 평가해도 나는 그저 나 자신에게 네가 원하는 것은 뭐야?’하고 묻는다.

소외감에도 선한 의도가 있다. 사랑이다. 미운 사람에게는 소외 당할까봐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떤 기억을 선택할 것인가?’

너는 뒷담화가 불편한가? 그는 그저 그가 가진 제3자에 대한 상을 씹는 것이다. 원래 그 사람-3-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모든 인간은 다르다. 인간 차별은 당연한거다. 다만 사람마다 정의와 의도가 다를 뿐이다.

기대하지마라. 기대상은 허상이다.

맑음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비추어준다.

자신의 천재성은 상대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것이다. 네가 당당하다고 집단이 이야기한다면 그 집단의 특성을 보라.

 

 

오늘은 광복절이다.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이고 광복절 65주년이다. 우리나라가 65년 전 일제의 지배에서 자유를 찾은 날이다.
 
내게도 광복절이었다. 내 거짓 자아에서 자유를 찾았다. 그리고 본래의 나로 되돌아갔다.

 

이번 주 5일간 진행되었던 26차 집단상담은 내 새로운 탄생에 자궁이 되었다. 지운님은 아빠, 그리고 참석자 모두는 나를 새로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키워준 엄마이자 산파였다.

 

첫 날 장을 나가고 이후 하루 반을 장 바깥을 떠돌았다. 나는 천천히 가고 싶었고 나를 돌아보고 다른 참가자들을 멀리서 바라보고 싶었다. 삼일 째 오후에 지운님과 몇 몇 참가자들이 나를 장으로 초대했다. 나는 약간 망설이다가 장으로 나갔다.

 

예상대로 장 안에서의 지운님은 멋있었다. 때로는 혹독하게 야단을 치시고 마음 찔끔하게 말을 단 칼에 짜르신다. 지운님은 한명 한명마다 그 순간 가장 필요한 것을 주신다는 것을 알기에 그분이 내 말을 도중에 잘라도 칭찬을 해도 그냥 받아들이고 싶었다.

 

첫날 내 말이 길다고 지운님이 이야기했다. 이후 나는 나로서는 꽤 오랜 시간인 이틀 가까운 시간 동안 장 바깥에서 그 가르침을 새겼다.

사흘째 마침내 장에 나갔을 때 제로님에 대한 나의 피드백을 주었다. 지운님은 내 피드백을 듣고는 블랙홀이 여유가 생기고 따뜻하다.”라고 피드백을 주셨다. 그 순간 내 내면에는 작은 혁명이 일어났다. 한알이라는 자궁에서 나를 탄생시킬 산기가 온다는 신호였다.

 

이후 참석자들이 산파가 되었다. 참석자들은 내가 장에 참여하여 절정의 때가 왔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많은 사랑을 퍼부어(?) 주셨다. 많은 지지와 격려를 받았다. 어영차 어영차, 참석자들은 한분 한분 새로운 아이가 탄생하도록 에너지를, 힘을 주셨다. 그리고 드..! 아기가 세상으로 나왔다. ~! 참석자들이 보여주신 사랑과 열정, 관심 덕분에 나는 부드럽게 그 자궁을 빠져나와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그때부터 내가 얘기할 때 사람들이 보였다. 참석자들은 내 변화를 마음껏 축하해주셨다. 그들은 내가 개인 성장에 몰입하느라 미처 다른 분들을 볼 여유가 없고 혹여 여유가 있었어도 어떻게 하는 줄 몰라 전전긍긍했을 때 나를 기다려주셨다. 2주전 전국대회 후기에서 나는 이름 그대로 블랙홀이 되어 스승과 선배님들, 동료들 모두에게 사랑을 담뿍 받고 그 영양분을 빨아들이고자 선언했다. 그리고 이번 주 집단상담에서 나는 지운님 이하 집단으로부터 그 영양분을 마음껏 받아 마셨다. 덕분에 산달에 나는 자궁 안에서 쑥쑥 성장했다.

 

아이가 태어났으니 이름이 필요했다. 어제 내 내면에서는 그 열망이 서서히 커져갔다. 하루가 지났다. 워크샵 마지막 날이 되었다. 쉬는 시간에 대화를 시작하게 된 오리님이 내게 말했다. “장 안에서 사람들을 보는 블랙홀을 지켜봤어요. 어쩌면 그렇게 상대가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얼굴에 그대로 투영시켜요, 나는 그때 생각했지요. 사람이 어쩌면 저리 맑을까? 상대의 감정을 얼굴로, 몸으로 그대로 투영시키네.”

 

그때 그 말을 듣는 내 안에서 또 한 번의 작은 혁명이 일어났다. 내가 열 살이 채 안 되었을 때 어른들은 잘 웃고 잘 우는 내게 왜 이렇게 감정기복이 심하나며 야단쳤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내가 큰 문제 있는 것으로 인식했었다. '왜 난 잘 웃고 잘 울까?'

 

그런데 관점을 바꾸니 그것은 내 강점이었다. 세상을, 상대를 있는 그대로 비추어주는 것이었다. 상황에 내가 휘둘리지만 않는다면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내 강점이다.

그때 새로운 나의 별칭이  내면에서 서서히 떠올랐다.

 

순수….


맑다, 깨끗하다, 투명하다, 투영시킨다, 비춘다... 순수는 이 모든 것들을 아우른다.

문득 새로운 것이 인식되었다. , 내 이름은 윤경이다. 경은 돌림자이니 빼고 윤은 맑을 윤()이다. 거기다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칭도 Pure Awareness 코칭이었다. 거기다가 내 평생 스승께서 지어주신 법명은 수련화빼어난 연꽃이라는 뜻이다. 연꽃은 속세에서 핀다. 연꽃은 깨끗해서 이슬로도 물들지 않는다. ‘나는 사람들을 맑게 비추고 나자신을 세상을 맑게 할래. 그래, 이제부터는 별칭을 순수로 하자.’

 

지운님 새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덕분에 지운님께 새 별칭을 제일 처음 말씀드렸다. 지운님은 “To 순수, 맑고 고와라.”라는 축복의 말을 써주셨다. 이렇게 글자로 확인한 출생신고 문건이 마련되었다. 내가 가족처럼 생각하게 된 시아 언니와 나원님, 예쁜에게 이 소식을 제일 먼저 알렸다. 그리고 순수라는 이름을 짓는데 절대적 기여를 하신 오늘의 작명가오리님께 알렸다. 오리님은 내 변화와 성장에 대해 기뻐하시면서 나를 축하해주셨다. 열정님 이하 많은 분들이 새로운 별칭을 축하해주셨다.

 

장이 끝나면서 지운님은 나를 아무 말 없이 꼭 안아주셨을 때는 나는 내가 하고 싶었던 포옹이 이런 것이었어.”라고 내 자신에게 속삭였다. 지난 10년간 한결같이 지운님과 함께 하고 장에 참석해오셨다는 바탕님과 편안님 또한 참 멋진 분이시다. 물론 유쾌 상쾌 통쾌 나무님도!! 80명의 참가자분들도~!!!

 

상담공부를 시작한 5월부터 나는 블랙홀이 되어 스승과 선배님들, 동료들 모두에게 사랑을 받고 그 영양분을 빨아들였다. 그리고 이번에 새 생명을 잉태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나를 키워가며 동시에 나눌 차례다. 나누는 방법, 소통법이 서툴러도 나는 배워가며 익혀가며 내 내면에 소통의 뿌리를 내릴 것이다. 잘 못하고 넘어지면 우리 6기 식구들이, 한알 식구들이 도와주실 터이니 걱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7기 이하 후배들이 들어오면 나 또한 걸음마를 하는 법을 도와드리리라.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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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l Comment l Category My True Self Journey l posted at 2010. 8. 16. 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