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하루 일을 끝마치고 잠시 숨을 돌립니다.
저는 시간의 풍요를 중시하는 사람인데 근자의 프로젝트들로 바빠지면서 목이 붓고 입 안이 헙니다.
오늘밤은 쉬어주면서 고요함을 주는 책을 읽어보자 싶습니다. 얼마 전 인연이 된 시를 한 수 읽어봅니다.
나는 그를 위해 그런 사람인지 돌이켜봅니다. "하루하루가 갈수록 주변 사람들이 나를 점점 더 좋아하게되는 것, 이것이 '성공'" 이라네요.
음, 성공했다!!! ^_______^ 음, 성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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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너 뿐이야’ 하고 믿어 주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가 가라앉을 때
구명배를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의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 줄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너 하나 있으니’ 하며 빙그레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오’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한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함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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