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보내고] 사랑을 선택한다.
탐 스톤 코치님이 한국에 머문 날들은 짧지만 경이롭고 동시에 힘든 시간이었다. 그는 한국에 도착부터 심포지엄 종료 후 감사파티까지 사랑이라는 존재 자체로 내게 다가왔다.
나는 그를 Dad 그리고 Tom이라고도 자유롭게 부른다. 그를 존경한다. 그는 지난 수십 년의 연구, 탐구 그리고 실험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첨단과학의 정수를 통합했다. 우리 존재 그 자체로 탁월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분들이 200명도 넘게 참석했다. ACC에서 150분이 별도로 모임을 가졌으니 도합 350여분이 그분의 워크샵을 참석한 셈이다.
미내사에서는 내가 탐코치님의 코칭을 직접 받아보았고 그의 철학을 이해하니 국내 코치들을 위해 통역을 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그 파워를 직접 기업코칭 현장에서 적용해오고 있던 터라 많은 분들을 도울 수 있겠다는 마음에 "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오랫동안 후회했다.
통역을 안 한지 거의 10년.. '통역기술도 다 녹이 슬었는데 행사 망치면 어쩌지? 내가 실수해서 청중들의 비난을 받으면 어쩌지, 탐코치님이 내게 실망하면 어쩌지? 내 형편 없는 통역실력이 만천하에 드러날 텐데...' 이렇게 에고는 끊임없이 말이 되기도 하고 말도 안되기도 하는 스토리를 만들었다.
평생 이렇게 긴장해 본 적이 없었다. 강단에 섰을 때도 예전에 한창 통역을 했을 때도 나는 잘 떨지 않는다. 오히려 즐긴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주 달랐다.
결국 그가 한국에 왔고 여러 차례 그를 만났다. 그는 행사준비로 긴장하고 있는 나에게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We are a great team. We will do a good job. Be happy." 하며 용기를 주었다.
하지만 결국 온갖 불안과 초초에 나는 그에게서 다시 코칭을 받아야 했다. 알고보니 거기에는 지난 30년 넘게 지속된 끊임없는 인정에 대한 갈구, 내가 실수를 하면 사람들이 나를 비난하고 실망할 것이라는 두려움, 거기다 실제보다 더 멋진 척하는 내 가면이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내가 진실하지 못할 때마다 내 내면은 고통을 받았고 그 고통이 저 심연 속에서 적체가 되어 있었다.
코칭을 받으면서 그 장면들이 영화처럼,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서서히 풀려나갔다. 그 뿌리가 얼마나 깊고 크던지, 코칭세션이 거의 한시간 반이나 걸렸다. 말도 되지 않는다. 다른 일반 이슈의 경우, 평소 3~5분이면 충분했었다.
내면의 큰 이슈가 해결이 되어 긴장을 하지는 않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코칭기술이 향상되지는 않았다. ㅜ.ㅜ 버벅대고 가끔 얼버무린 적도 있었다. 급기야 둘째 날 아침에는 몇 주간 계속된 수면부족으로 체력, 정신력 모두 고갈이 되었다.하지만 워크샵이 끝나기 한시간 전부터 놀라운 체험을 했다. 같이 통역을 하던 언서의 에너지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그 순간 내 내면에 어떤 알지 못할 폭발적인 힘과 에너지가 들어왔다. 그리고 언어를 넘어, 사람을 넘어 그저 순수존재로 통역하게 되었다.
그냥 강연자와 청중 그리고 내가 하나의 존재가 되어 내 입에서 저절로 말이 나왔다. 그냥 같이 춤을 추고 호흡을 한다는 느낌이었다. 훗날 또 다른 멘토인 Pam에 물으니 내가 궁극의 근원으로 연결되었었기에 가능했다고 했다.지난 몇 달은 두려움의 나락과 경이로움을 동시에 체험했던 시간들이었다.
필요한 도움들이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바쁜 언서가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고 피터한 코치님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 덕분에 나는 통역사가 아닌 전문코치로써 코칭을 리드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 외에 많은 분들이 정확한 때에 최고의 도움을 제안했다.
무엇보다 내 통역을 참고(?) 들어주신 모든 청중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고 싶다. 알아 듣는 것과 통역은 다르다. 듣고 이해하지만 잊어버리는 순간이 많았다. 오역도 많다는 것을 안다.
다만 스스로 위안이 되는 것은 통역 스킬로는 형편 없었으나 탐 코치님과 청중들을 진심으로 돕고 싶다는 사랑만은 가득했었다. 하지만 영어를 잘 하시는 분들의 경우 내가 얼마나 헤맸는지 아실 것이다. ㅜ.ㅜ
외부로부터의 비난 사절! ㅜ.ㅜ 내 스스로 벌써 충분히 비난했었으니까. 다시는 통역으로 나서지 말자... 이궁… 난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코칭으로 세상에 기여할래.
그는 이제 한국을 떠났지만 나는 안다. 그가 다시 돌아올 것이고 우리를 더 많이 도울 것이라는 것을.. 나는 스승으로써, 군사부일체이므로 부모로써, 그분을 사랑하고 존경한다. 그립지만 항상 우리가 함께 한다는 것 또한 안다.
그리고 이제 나 또한 길을 떠난다. 평생 우리에게는 '사랑이냐, 두려움이냐' 그 두 가지 갈래의 길 외에는 없다. 나는 사랑을 선택한다. 때로는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고 시행착오를 거쳐야해서 매우 아팠지만 먼훗날, 황혼녘에 나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았노라고 말하고 싶다.
그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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