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피카소와 샤론_ 나는 누구인가?
사랑하는 당신께
안녕? 한가로운 일요일입니다. 어떻게 지내시나요?
귀국 후 닷새가 지났습니다. 요즘 저는 푹 쉬고 잘 먹고 있어요. 이번 주말 내내 7시간 취침에 낮잠까지 자서 행복합니다. 어제는 자기변형게임을 하며 미래를 구상했습니다.
명상도 매일 아침하고 있고요. 매일 아침 다시 영양제도 섭취하고요. 물도 매일 3L 정도 마시고 있습니다. 이번 휴가가 제 존재방식에 많은 영향을 미친 듯 싶습니다.
오늘부터는 샤론의 지난 겨울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12월 19일부터 1월 22일의 여정이었습니다. 휴가 겸 새해 구상의 시간이었죠.
19일에 프랑스 파리를 경유하여 바르셀로나로 갔습니다. 면세점에서 캠퍼(Camper) 부츠와 스와로브스키에서 아우라 Aura 향수를 샀습니다. 2012년을 열심히 살았던 제 자신을 위한 축하선물이었죠. 털 부츠 덕분에 여행여정 내내 발을 따뜻하게 하며 다닐 수 있었어요.
이게 바로 Aura 향수여요. 이 향수를 뿌리면 샤론이 아우라가 생기려나요? ^^
20대 여행은 “주어진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곳을 다니자.”였어요. 하루에도 세네 군데를 가고 다음날 다른 도시로 이동하곤 했죠.
요즘은 달라요. 한 도시에서 며칠씩 보내며 하루 한 두 곳 정도를 천천히 다니게 되었죠. 쉬면서 먹으면서 혼자 깊은 생각을 하거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여행의 첫 기착지인 스페인 여행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9일부터 24일까지 바르셀로나 한 곳에서만 지냈습니다. First of all, I’m in love with Barcelona. 바르셀로나는 다시 돌아가고픈 영감의 도시입니다.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19일 밤에 내렸습니다.(시내에 들어오실 때 교통권 T-10을 사시면 저렴합니다. 시내를 다니면서 10회를 버스, 메트로를 이용할 수 있거든요. 환승도 되고요.) 호텔에 도착했어요. 직원들이 친절하고 영어도 잘 하고 아침 부페식당도 깔끔해요.
특히 이곳 커피는 진하고 깔끔하죠. 한 달에 한 두번 커피를 마시는 샤론인데요. 여기서는 매일 아침 애용을 했어요.
City tour의 하이라이트는 피카소이었습니다. 오늘 대화의 주제여요. 워낙 음악, 미술 그리고 춤을 사랑하는 샤론이쟎아요. 이곳 피카소 미술관은 세계에서 가장 처음으로 개관했데요.
파리나 뉴욕 등 도시에서 피카소의 전성기 시절 작품들은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 박물관만큼 피카소의 초년기부터 말년기까지 다양한 작품 스타일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피카소는 ‘죽어서 태어난’ 아이었습니다. 처음 태어나서는 숨도 쉬지 않고 죽어서 태어난 사산이라고 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한참 있다가 친척의 도움 덕분에 숨을 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미술교사이자 화가였던 피카소의 아버지는 아들의 재능을 알아봅니다. 이때부터 ‘스페인 판 맹모삼천지교’가 시작됩니다. 스페인 남부의 말라가에서 태어났지만 교육을 위해 14세 때 바르셀로나로 이주하여 미술학교를 입학했습니다. 이후 마드리드의 왕립미술학교를 다니다가 다시 17세 때 바르셀로나에 돌아옵니다. 배를 곯으면서 한 카페에서 그림을 그려주면서 배를 채우기도 했고요.
19세 때 파리를 처음 갑니다. 이때부터 예술가들과의 교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사랑에도 빠지고요. 그의 화풍은 이에 지대한 영향을 받습니다.
1901년~1904년은 청색시대입니다. 원하는 사랑을 얻지 못해 친구 카사헤마스가 자살을했습니다. 피카소는 친구의 자살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사건이 기폭제가 되었죠. 청색은 암울한 모습입니다.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부자들이 피카소의 청색시대 작품을 좋아한데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우울을 치유 받는다고 하네요.
1905년부터는 장미빛 시대가 문을 엽니다. 사랑에 빠지면서 피카소의 세상은 온통 장미빛으로 변화합니다. 두번째 여자친구 에바와 친구들을 만나면서 입체주의(큐비즘)이 본격화됩니다.
피카소는 ‘자유로운 영혼’였던 것 같아요. ^^ 공식 여자 친구만도 7명이었고 결혼도 수 차례, 바람 핀 것까지 하면 파트너가 셀 수 없다고 합니다.
세번째 여자친구는 올가입니다. 부자집 출신의 러시아 무용수였지요. 그녀를 통해 피카소는 많은 인맥과 연결이 됩니다. 이 시기에 그의 사실주의가 형성됩니다.
네번째 여자친구는 파격적인 형태죠. 피카소가 46살 때 17살의 마리테레츠를 만납니다. 그의 초현실주의가 나타납니다. 서로 사랑을 했으니 고귀하고 성스러운 영역입니다. 딸이라고 하기에도 어린 소녀를 사귀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샤론은 호기심이 생깁니다.
이후 도라마르, 프랑스와즈, 자클린에 이르기까지 피카소는 끊임없이 변화했습니다. 프로이트의 성 이론에 영향을 받기도 했고 공산당원으로 산 적도 있습니다. 스페인 내전에서 수많은 양민들이 학살되면서 반전 작품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알고 보니 한국전 당시 황해도 신천의 양민학살을 그린 <한국에서의 학살, Massacre en Coree> 라는 작품도 그렸네요(파리 피카소 미술관 소장), <게르니카>와 함께 전쟁의 참상을 그린 대표적 반전 작품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그의 그림은 아이 같은 모습이 특징입니다. 노년의 그는 “6살 아이처럼 그리고 싶다.’라고 했다네요. 이 부분은 샤론과 꼭같아요. 샤론도 항상 ‘6살의 순수함으로, 60살의 지혜로!’라는 모토를 가지고 살고 있거든요.
샤론은 지난 20년 동안 유럽(1995년, 2012년)과 한국에서 피카소 작품을 접해왔습니다. 이번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을 통해 피카소를 더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요.
투어 가이드 덕분이었습니다. 3년 전 유럽에 왔다가 스페인에 반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었다는 그녀! 이후 무작정 여행사에 문을 두드렸고 지금은 이렇게 투어 가이드를 하며 열정을 펼쳐내고 있습니다. 공부를 더 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던 그녀!
삶에서 어느 길이 맞고, 어느 길이 틀리고가 있을까요? 결국 내가 원하는 삶을 찾아 경험하고 배우고 깨치고 기뻐하는게 삶이 아닐지요. 그러면서 결국은 나자신과 세상에 편안해지며 조화롭게 사는 법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피카소는 열정의 존재였습니다. 시대의식을 가졌고 반전운동에도 함께 합니다.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바에 충실하면서 사랑에도 흠뻑 빠졌습니다. 삶의 경험에 따라 끊임없이 자기의 미술세계가 변화합니다.
피카소는 평생에 걸쳐 5만점 여의 작품이 나왔다고 하네요. 작품 숫자도 대단하지만 대작들의 힘 또한 대단합니다. 그의 생명력과 사랑이 만들어낸 창조 에너지가 배어있으니까요. 후대들은 그것을 알아보고 느끼고요.
샤론은 피카소의 생애를 보고 느끼면서 여러 날 동안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피카소가 그렇게 살았다면 샤론은 어떻게 살고 싶은 걸까요?
인생은 "살아가면서 무엇을 경험하고 누구를 만났는가?" 가 핵심이 아닐지요. 즉, ‘나는 누구인가?’이죠. 어렸을 때는 배우면서 자아가 형성이 되고 나이가 들면 세상과 나누면서 '내'가 만들어지죠.
샤론의 삶...
6살부터 1990년: “왜 태어났는가? 왜 사는가? 나는 누구인가?” 삶에 대한 의문도 생각도 많았어요. 존재감도 없고 멘토도 없었죠. 부모님은 하루 세끼 밥을 고민하셔야 했죠. 하지만 자식들에게는 최고를 주려고 노력하셨어요. 어린 샤론은 가난이 부끄럽고 싫었어요.
20대: 학생운동과 글로벌 세계,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평등하지 않은 세상,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눈이 떠졌습니다. 학과공부를 하지 않고 '사람'에 대해 마음이 열린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90년 미국행을 시작으로 영어와 수십개국 여행을 통해 세상에 대한 눈이 떠졌어요. 세계 속의 한국을 고민하기 시작했죠. 영어에 빠져 살았어요. 눈만 뜨면 영어 생각!
30대 초반에서 중반: 불교를 통해 생의 첫 스승을 만났고요. 내면정화를 했어요. 삶의 목적을 찾았죠. 부처님의 가르침에 빠져 살았어요. 눈만 뜨면 마음공부 생각!
30대 후반부터 작년 초반: 평생하고 싶은 일을 찾았어요. 코칭 전문가와 강연자의 길을 만들었죠. 1인 기업가로 자리 매김을 하게 됩니다. 삶도 편안해지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게 됩니다. 코칭에 빠져 살았어요. 눈만 뜨면 코칭 생각!
작년 후반~ 현재: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경영자/저자의 길을 갑니다. 더 큰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세상과 소통을 시작하죠. Sharon’s way를, 일가를 이루려합니다.
한국, 의식, 인류애는 샤론을 움직이는 키워드입니다. 온전히 살고 훗날 눈을 감을 때 “아, 삶에 감사해요. 한 판 잘 놀았어요!” 하고 말할래요.
사랑하는 당신,
피카소는 무슨 색깔일까요? 샤론은? 그리고 당신은요?
제 삶, 제가 그려나갈래요. 그러다 보면 바쁘고 시행착오도 거치겠지요. 하지만 흠뻑 땀을 흘렸을 때의 쾌감 또한 압니다. 제 길을 갑니다. 뚜벅뚜벅!
샤론의 "Eat, love and pray!"는 계속 됩니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요.
조금 후 5시부터는요, 제가 좋아하는 코치님과 그녀의 친구들과 함께 신년회를 해요. 같은 한남동 주민이죠. 이웃 사촌이요. ^^ 오늘의 메뉴는 "궁중 떡볶기와 김치전 그리고 와인"이라고 정해주셨네요. 우왕, 신나요!!
다시 소식 전할께요.
하늘만큼 사랑을 담아,
당신의 샤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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