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천개의 바람이 되어.
7월 5일 화
사랑하는 당신, 안녕!
샤론입니다. 요 며칠 어찌 지내셨나요?
샤론은 지금 강화도에 있습니다. 오늘이 Day 5, 닷새째입니다. 쉴 겸, 공부할 겸 그리고 좋은 분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 금요일에 왔습니다. 오늘 오후에 귀경해요. 떠나기 전에 그간 제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고요.
이곳 Loy 카페에서 컴퓨터를 켜고 앉았습니다. 이곳의 박지은 씨는 센스 짱입니다. 커피와 식사라는 팻말을 보고 들어온 샤론이 점심식사를 시키려고 하니 음료만 파는 곳으로 바뀌었데요. '배 고픈데 어쩌나~!' 하는 말을 했더니만 살포시 치즈케익을 잘라 서비스로 주더군요. 제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아메리카노 리필해드릴까요?" 하며 미리미리 알아서 챙겨주는 센스장이어요.
<삶과 죽음에 대하여>
이번 세미나 제목입니다. 제 요즘 화두이죠.
강화도 고려산 끝자락에 위치한 심도학사에서 7월 2~3일 양일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심도학사는 공부와 명상의 집입니다. 찾을 심, 길 도! 말 그대로 도를 찾는 곳이죠.
길희성 원장님이 비영리로 운영하고 계셨어요. 사모님 또한 우아하고 아름다운 미소로 저희를 맞이해주셨고요. 음식도 담백하고 짱~ 맛났습니다. 먹는 거를 좋아하는 샤론이 밥 얘기에 또다시 사심 작렬~! 원래 하려던 세미나 얘기가 길을 잃습니다. ㅎㅎ
원장님과 세미나를 통해 샤론은 제 자신의 껍질을 몇 번 깼습니다. 저는 제도권, 기성 체제나 기득권에 대해 더 마음이 열렸습니다. 어린 시절 만들어진 편견으로 제도권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죠. 특히, 아카데미즘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에 대한 회의도 많았고요. ‘책상에 앉아 있기만 하고, 적극적 실행은 없쟎아~! 행동하는 지성인이어야지.’ 뭐, 이런 거요.
원장님은 열린 마음으로 50년 여 기독교를 사랑하고 깊게 탐구하며 전세계 다른 종교들도 연구해오셨어요. 기존 체제에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쇄신하기 위한 시각을 던져오셨습니다.
저는 이번에 기독교를 좀 더 알게 되었습니다. 현대 신학에서의 신에 대한 관점을 배웠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강화도 체류 기간 동안 <보살 예수> 책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세계 주요 종교들이 어떤 현재 어떤 자리에 있고 어떤 미래를 가질지에 대한 전망 등 지도책과도 같습니다. 특히 기독교와 불교의 깊게 조명하여 어떤 공통점과 차이를 가지는지, 그리고 어떤 상보성이 있는지에 대해 명쾌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평소 기독교에 관심 많고 종교를 넘어서 영성을 알고자 했던 샤론에게는 길잡이가 되었어요.
물론 종교에 대한 시각은 각자 다양해서 속단을 내리기는 힘들죠. 중요한 것은 저의 자세이죠. 저는 평생 진리를 찾고 길을 가려고 합니다.
이틀 간 세미나는 샤론에게 무엇을 남겼을까요?
결론을 먼저 말씀 드리면 “우리는 전체의 구원(Universal salvation)을 목표로 지금 여기서 영생을 사는 돈오점수를 하여 자신의 개체의식을 전체의식으로 확대시킨다.” 여요.
ㅎㅎ 알아요. 지금 ‘샤론, 도대체 뭐라는 거야! 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라고 하시고 계시죠? 알 듯, 말 듯 뭐 그런 거요. 나중에 천천히 설명드릴께요. 제 안에서는 정리가 되었는데 말로, 글로 깔끔 정리가 추가로 필요해요. ^^
세미나에서 좋은 분들을 만났어요. 이런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은 공통점이 있죠.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심하고 실천하며 사람을 사랑하는 분들입니다.
함께 이곳 DRFA 예술극장에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음악을 생각할 때 나는 하나의 단어만이 떠오릅니다. <우주의 질서> 밤하늘의 별이 우주의 질서를 한 눈에 보여주는 것이라면 음악은 그 질서를 들려주는 것이죠. 내 손으로 하늘을 만질 수 있다니 상상도 못했던 일이에요." – 세이모어
표현하고 싶은 바를 무대에서 편안하게 표현하는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 고별 연주회를 준비했던 세이모어! 시간이 갈수록 샤론은 그에게 빠져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일을 하면서 천국을 경험했던 그분의 마음을 샤론은 알지요.
세미나가 끝나고 이틀 더 머물기로 했습니다. 세미나 후 원장님과 개별 만남을 했습니다. 방학이 시작되어 원장님이 시간이 좀 되셔서 다행이어요. 복 많은 샤론~!
원장님은 외국에서 10년 이상을 사셨기에 영어를 잘 하세요. 서로 원 없이 영어로 종교와 삶을 이야기했습니다.
막국수도 먹고 연미정도 가고 적석사도 갔고요.
여기가 적석사의 염화미소 찻집! 다만, 월요일은 휴무라 Let's take a raincheck!
때때로 달달한 낮잠도 필수코스입니다. 혼자 어슬렁거리며 바닷가도 갔고요.
외포리에 있는 <아라 카페> 입니다. 바다도 보이고 인테리어도 예뻐요. ^^ 비 오는 해변가 카페에서 계피 가득 넣은 카푸치노, 어때요?
샤론은 여기서 사진 한 커트!!
사진이 괜챦지요? 잘 먹고 잘 자서 토실토실합니다. 기뻐요~!!!
나중에 날씨 좋을 때 와서 여기 그네도 좀 타야겠습니다.
멀리서 배도 떠가며 운치를 더합니다. 1만원이면 이렇게 반나절이 행복합니다. 인생, 별거 없어요. ㅎㅎ
사랑하는 당신, 닷새 간 강화도 여행은 샤론에게 어떤 의미가 되었을까요?
2016년 7월 저는 강화도에서 다음 단계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처럼 세계를 누비다 바람처럼 사라질 꿈이요.
자유롭게 국내외를 다니며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모습을 글과 사진으로 담는 전문작가요. 먹고 사랑하고 기도하고 멘토들도 만나고 우정을 쌓고 예상치 못한 사랑도 만나고요.
그 여정을 통해 샤론은 저자라는 커리어를 심화하고 더 큰 자신으로 성장하고 더 나누고 더 행복한 거죠. 그 시작이 이번에 쓰는 <Airbnb 영어호스팅 그룹코칭> 책입니다.
강화도가 많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우선 자연이 수려하고 전체적으로 평안한 분위기입니다. Jonathan’s coffee와 아라 카페, Loy 카페에서 글도 쓰고요.
무엇보다 좋은 분들이 계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겠지요. 함민복 시인님도 뵈었고요. 함 시인님께 여쭈었어요. “시는 어떻게 쓰는 건가요?” 많이 읽어보고 많이 써보라고 하시더군요. 나는 어떤 시를 쓰고 싶은지, 누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도 생각해보라 하셨어요.
덕분에 함 시인님의 <말랑말랑한 힘>과 고은님의 <순간의 꽃> 시집도 한 권씩 샀습니다. 말 많은 저(!)를 변화성장시켜 담백한 문장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여유와 공간, 여백 속에 더 많은 소통이 오고 가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것!!!! 짜란~~~ !
저는 제가 더 좋아졌습니다!!!!
돌이켜보면 평생 저는 껍질을 벗고자 했어요. 기존의 제 모습을 부정했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아. 자, 이제 너는 누구인가?”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매일 물으며 답하며 실행해왔습니다.
영어를 통해 우리나라라는 영토를 넘어 의식을 성장시켰고, 불교를 통해 본래 참모습과 뿌리를 찾아왔으며, 코칭을 통해 천직을 찾고 저와 사람들의 잠재력을 깨워왔습니다.
작년부터는 요가를 통해 몸에 집중했고, 상도선원을 통해 한국불교를 넘어 초기불교도 공부하고 심도학사를 통해 기독교로 여정을 확대했습니다.
앞으로 깊은 차원의 지성을 닦아 통합 영성의 길을 갈 것입니다. 이를 세상과 함께 나누고요. 시간이 갈수록 제 삶과 세상은 아름다움과 풍요로 가득 찰 것입니다. 아~~, 생각만 해도 좋아요.
이런 꿈을 꾸고 이루니 제가 더 좋아질 수 밖에요. ^^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제가 ‘제대로’ 깨지면서 더 성장할 때 기쁘고요. 시행착오는 있지만 곧 저는 반성하고 더 나아질테고요. 오늘의 샤론은 내일의 샤론이 아니죠. 저는 앞으로도 계속 기존의 저를 부정하며 새로 태어날 것입니다. That’s me. That’s who I am.
사랑하는 당신,
오늘 저는 평상시처럼 6시에 일어나 명상을 했어요. 이번 휴가 기간 동안 늦잠의 명수였는데 말이죠. 타닥타닥~~ 비가 창을 때리며 경쾌한 소리를 냅니다. 명상 음악과 함께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합니다." 하고 만트라를 따라합니다. 이후 아침식사를 하고 하루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내일부터 시작될 서울에서의 삶을 미리 예행연습하는거죠. ㅎㅎ
혼자 공부를 좀 하고 이후 영어코칭을 했어요. 새로운 분과 첫 세션이어요. 그녀의 영어실력은 초중급이나 빠르게 영문내용을 흡수하고 내재화했습니다.
그녀가 영문 내용을 언어로 표현하는 순간 제 입에서는 ‘아~ 아름다워라!’하는 탄성이 나왔습니다. 간결하면서도 깊이 가 있어 듣는 이에게 감동을 주더군요. 제가 코치여서, 제가 평생 영어로 살고 사랑하고 일하고 봉사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떠나는 길에 원장님 부부께서는 제게 선물을 주셨습니다. 우선 원장님의 책 추천… 읽는 순서까지 알려주셨어요! “부디 기독교의 그리고 불교의 정수를 알아가기를 바랍니다. 단편 지식에 빠져서는 안됩니다.”라는 말씀과 함께요. 영어로요. ^^
그리고 사모님의 동영상 추천! 쪽지에 글씨를 써서 제게 주셨어요. “강연자의 인생 여정이 노윤경씨에게 참고가 될 것입니다. ^^" 라는 말씀과 함께요.
샤론 얼굴에 미소가 함박~!!
양손과 심장이 그득그득 풍요롭습니다. 제가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삶의 선배들이 계시다는 것에 충만합니다.
이제 서서히 강화도를 떠날 시간이 다가옵니다. 강화도를 떠나 아쉽지만 동시에 서울에서 더 새롭게 살 제 모습에 설레요. 저 많이 컸습니다. 20대 때는 훌쩍 떠났다가 집으로 돌아가면 답답하고 ‘도루묵’이었는데 말이죠. ^^
아, Loy 카페의 지은님은 끝까지 저를 감동시키는데요. 남은 아메리카노 잔을 건네고 길을 떠나려는 제게 "Take out 잔에 담아드릴까요?"하는 거여요. 운전하다가 마시면 좋겠다 싶어 "좋아요." 했지요.
그랬더니 제가 잠시 화장실 다녀오는 사이에 새로 커피를 뽑아주었습니다. 아무 말도 없이요. 종이 Take out 커피잔이 뜨거운 것을 제가 느끼고 "제가 남겼던 커피는 이미 식었었는데요." 하며 미소 지으니 지은님도 아무 말 없이 미소만 방긋~!
이런 사람 괜챦죠? 나중에 지은님을 보러라도 Loy 카페를 다시 가고 싶습니다. 소개팅이라도 시켜주고 싶어요. 아니면, 샤론과 같이 일하자고 할까요? ^^
이제 정말 서울로 떠납니다. 저를 만나시면 더 사랑 넘치고 더 부드럽게 빛나는 샤론을 느끼실 겁니다. 특히나 오늘은 당신에게 소중한 날이쟎아요. 제가 소울 메이트로서 더 준비될 때까지, 다시 만날 때까지 저를 더 성장시키고 성숙한 존재가 되겠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더더더~ 가벼워질거여요. 따뜻하고 경쾌한 바람이 될래요.
저는 남은 인생 내내 그리고 눈을 감을 때 이렇게 노래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친구들이여, 내 사랑을 느껴주세요. 나는 어디에나 있을 거여요. Dear my friends, feel my love. I’m everywhere.”
천 개의 바람이 되어~!
사랑합니다, 나의 연인이시어!
마음을 담아,
샤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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