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대화] 어둠 속에서 나를 보다

얼마 전 예술의 전당서 진행하고 있는 '어둠 속의 대화' 를 다녀왔습니다.

올 1월 20일을 기점으로 2차 전시를 마감하고 봄에 다시 3차 전시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느 토요일 잔잔한 오전에 예술의 전당을 향했지요. 많은 지인들이 추천을 하시길래 어떤 공연인지 궁금했었습니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 판단을 내릴 때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다섯 가지 감각, 즉 오감(五感)을 이용하는 데 그 중 70∼80%의 정보는 시각을 통해 얻는다고 합니다. 물론 6th sense라는 육감에 의한 판단도 하지요.

그래서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도 비언어적인 것이 훨씬 더 중요함을 이야기합니다.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엘버트 메러비안 박사는 효과적 커뮤니케이션의 요소를 표정·제스처·태도 등의 시각적 요소가 55%, 목소리가 38%, 언어는 7% 차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국내외 국제 행사에서 영어발표하시는 기업체 CEO/임원이나 대학교수님들을 위해 스피치 컨설팅 및 클리닉도 진행하는데요. 그때도 컨셉, 구성 및 영어표현/발음 뿐만 아니라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의 시각적 요소, 연사의 첫인상, 비언어적인 요소에 대해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인간의 적지 않은 편견들이 바로 시각 정보에서 발생합니다. ‘어둠속의 대화’는 이를 더욱 더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관람이 시작되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 시각장애우들이 짚고 다니는 지팡이와 시각장애우 도우미의 안내에 의해 더듬더듬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암흑 속에서 시각을 제외한 다른 네 가지 감각에 의지해 물소리, 새소리 나는 공원을 거닐고, 왁자지껄한 시장에서 물건을 고르며, 장애우들이 서빙을 하는 카페에서 음료수를 사서 마셨습니다.

시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을 이용할 경우 사물은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뭐랄까 더 소중하고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우리의 감각이 진실과 현실을 얼마나 호도할 수 있는지도 체험했고 다른 네 가지 감각이 더 섬세하게 개발되는 느낌도 잠깐이나마 들었고요.

또한 우리들이 좀 더 배려를 하지 못해 장애우들이 많이 불편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어 더불어 사는 세상의 중요성도 다시금 느꼈습니다.

한시간이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도우미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기분 좋게 4층에 위치한 휘가로 레스토랑에 갔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좋아하는
친구와 점심 먹기 프로젝트였지요. 지인과 좋은 대화를 즐겼답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진리를 다시 한번 되내여 봅니다.
What's more important is invisible.

날마다 배웁니다. 어른, 어린아이, 세상, 내 내면에서도 모두 모두 배울 것뿐입니다. 성공에서도 배우고 실패에서도 배웁니다.

오늘 문득 생각이 나 글을 통해 전시를 다시 떠올려봅니다. 3차 전시가 시작되면 꼭 한번 가보시도록 적극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맑은 한 주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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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l Comment l Category My True Self Journey l posted at 2008. 2. 2. 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