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acy] 예술의 향훈을 맡다.

금요일은 한국 내 민간 최초의 박물관인 간송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해마다 봄과 가을 두 차례  기획전을 여는 성북동 간송 미술관은 2008년 가을 "보화각 70주년"을 맞이하는 특별 대전을 개최하는데 이곳은 '문화열사'로 불리는 간송
전형필() 선생님께서 33세 때 세웠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그분의 노고 덕분에 상당 부분 지켜질 수 있었고 그 작품들은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12일부터 26일까지 국보와 보물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윤복님과 김홍도님 의 그림이 다수 공개돼 전시 이래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네요.

이 중 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추사 김정희 선생님의 글씨였습니다.

자신의 시대별로 나누어지는 글씨 몇 점이 선을 보였는데 글씨가 해체되는 모습, 그러다가 점차 절정에 이르고 그러다가 그의 혼의 결정체인 듯한 '명선'을 탄생시킵니다. 

말로만 듣고 책에서만 보던 신윤복님의 '미인도'는 또 어떻고요. 그 앞에서 한참을 서있었습니다. 대가의 혼은 시대를 뛰어넘어, 장소를 뛰어넘어 후대와 호흡을 같이 합니다. 책으로만, 인터넷으로만 보아서는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한올 한올 섬세한 머리카락, 그 고운 얼굴 등 선 하나하나에서 그 미인은 유리관 밖을 살짝 나올 것 같이 느껴집니다. 한복치마 밑으로 나온 한 쪽 발은 손으로 쥐고 싶을 느낌을 주고요. 그 버선발로 사박사박 걸어나온다면 왠만한 남자분들은 모두 다 기절을 하실 것같습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위해 기다렸던 한 시간이 아쉽지 않을 정도로 글과 그림들이 제 심장을 뛰게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책을 읽었으니 큰 문제 될 것이 없었고요.

그분들은 평생의 대작을 만드시기 위해 평생을 바쳤는데 그것을 보기위해 한두시간 기다리는 것쯤이야, 전시실 내에서 사람에 치이는 것(?)쯤이야 대수롭지 않았습니다. 또한 내면의 평온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요.

역사를 뛰어넘는 최고 화가들의 그림을 바로 50 cm 앞에서 본다는 것은 숨을 죽이게 합니다. 미술책에서 보던 것과는 다른 그 기운이 전율을 느끼게 합니다.

정명공주, 안평대군과 정조의 글씨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정선님의 호쾌한 기상을 보이는 '풍류도', 이공우님의 '홍매' 그림이 제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요즘 저는 영혼을 담아 무엇인가를 그리고 싶고, 노래하고 싶고 춤추고 싶은 열망이 자꾸 눈을 뜹니다. 세포 하나하나에서 이러한 예술작품들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 작품들을 통해 존재와 존재가 만나 호흡을 합니다.

너무도 감사해 서화집도 샀습니다. 벌써 내년 봄 전시가 기다려집니다. 얼마 전 과천 현대미술관의 전시가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간송 미술관 전시는 더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우리는 7세대 후에 어떤 향훈을 남길까요?

입장은 무료이고 주차는 쉽지 않으니 대중교통을 권합니다. 4호선 한성대 입구역에서 내려 6번 출구로 나와 버스를 타고 성북초등학교 정류장에서 내리면 되고요. 전철역에서 약 5분 정도 걸립니다.

올 가을, 저는 간송미술관을 추천합니다. 아무리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루어도 전시실에서 제일 끌리는 그림 하나를 만나 작품과 말 걸기를 통해 대가와 대화를 나누어 보며 그의 향훈을 느낀다면 내면의 평화를 만나실겁니다. 주변이 조용해지고 그와 나만 존재합니다.

Enjoy!

간송미술관 전화: 02-762-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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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미술 몇 편 감상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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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과 한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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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l Comment l Category My True Self Journey l posted at 2008. 10. 26. 01:53

[사람이 희망이다] 일지 이승헌님 강연회를 다녀와서


사람이 희망입니다.

어제 일지 이승헌님의 강연회를 다녀와서는 마음이 따스했고 정말 푹 잤습니다.

20대 때는 불평등과 불의를 보고 어두운 면을 많이 보면서 세상에 회의를 많이 가졌더랬습니다. 그런데 저는 세상의 한쪽만 보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속에서도 사람들은 꽃으로 피어납니다. 내가 겪은 시간이 고통이라면 다음 세대에는 그 세상을 더 맑고 밝게 만들겠다는 의식있는 분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세상을 환하게 바꿉니다.

이제 저는 세상 모두에게서 배우기로 했습니다. 제 내면의 스승은 이제 항상 존재함으로 그 지혜를 뿌리로 하면 주체성을 갖되 유연성을 가지고 세상의 많은 것을 받아들이게 되겠지요. 세상을 '옳고 그르다'라는 단순한 이분법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기로 합니다.

30년 전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세상을 밝히겠다는 한 분의 선택과 결심이 대한민국과 세계를 바꾸었습니다. 편견과 오해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을 터인데 그간 그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 또한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기에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분의 말씀에 따르면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껏 많은 종교와 사상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만큼 영성이 높은 곳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일지 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 '모든 것은 들어오면 나가게 되어있다. 이제는 우리의 홍익인간 정신과 그간 체화된 외래 정신으로 세계로 나가자.'라고요.

인간은 육체/정신/정서/영적 성장을 하고 성공을 한 다음 완성의 시기에 접어든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어제는 '천화 '라는 단어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죽는다' 또는 '돌아가셨다'라는 한차원 높인 말로 이 세상의 교화를 마치고 다른 세상의 교화로 옮긴다는 말이라고 하네요.

사람들이 무시하는 굼벵이는 7년의 고된 세월을 보낸 후 매미로 탈바꿈을 하여 7일을 찬란히 노래한 후 이 세상을 떠납니다. 애벌레에서 찬란한 빛의 나비가 탄생하고요.

어제 매미와 나비의 탄생 동영상을 보는데 참으로 감동이었습니다. 껍질을 깨고 나오는 그들의 아픔이 느껴졌고 그 아픔 없이는 새로운 탄생도 없습니다. 고통도 탄생도 온전히 내 몫이지요. 제 삶을 돌이키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3월 31일이고 공식적으로는 제 재충전 마지막 날입니다. 이렇게 지난 3월은 수많은 상징(sign) 속에서 마무리를 잘 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과 많은 힘이 저를 도와주셨습니다.

혼자 살지 않는 아름다운 곳, 힘들고 쓰러질 때 손 잡아주는 곳이 이 세상입니다. 그러나 그 손은 내가 나를 버리지 않을 때, 내가 나를 진심으로 믿고 손을 놓치 않을 때 다가온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나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3월이 되었습니다. 나자신을 더 사랑하고 이웃을 더 사랑하는 4월을 맞이하겠습니다. 삶과 일의 Excellence, enrichment, legacy를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갑니다.

어제 집에 오는 길에 보니 개나리가 한창 꽃망울을 터트리더군요. 따스한 봄날 되세요!!! 제 재충전 마무리도 축하해주시면 평생 가슴 속에 간직하면서 참 행복할 듯 싶습니다.

제 사이트에 오셔서 부족한 글 읽어주시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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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l Comment l Category My True Self Journey l posted at 2008. 3. 31. 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