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일기] 텅빈 충만
12월 22일
동지다. 팥죽은 어제 먹었다. 오늘 나는 새로운 형태의 칩거 시스템을 들이는 중이다. 내일 오후 4시까지는 꼼짝 없이 희소님과 약속한 100% 시스템 - 단월드/수행/신문또는 책 읽기/쓰기 - 영감받기/동기부여- 축하하기- 를 따르고자 한다. 지금 오후 3시 30분인데 이제껏 책 읽기를 했다. 물론 2시간의 낮잠도 있었다.
글을 쓰기 위해 법정스님의 [텅빈 충만]과 [일기일회]를 읽다가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만났다. 정신과의사 자신이 실제 체험한 사실에 기반하여 행복에 대한 소설을 썼다. 진리를 말하되 두드러지지 않고 따뜻하고 재미있고 쉽고 경쾌하다. 훗날 내가 쓰고 싶은 책이 이런 책이다. 오늘 이 책을 읽으면서 내 가슴에서 느꼈던 그 따스함을 기억하리라.
이 칩거 시스템, 생각보다 좋다. 느슨하고 여유있고 충만하다. 내 집은 예전보다 더 사랑의 에너지로 충만하다. 성찰하고 느끼고 풍요롭다. 이곳에서 지금 이순간 나는 두려움도, 회한도, 미래에 대한 걱정도 없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사랑한다, 내 인생!
감사한다, 이 세상!
21일 30일차
누에 쉐런! 오늘 코칭을 통해 새로운 별칭을 얻었다.
앞으로 10일 간 나는 고치를 더 튼튼히 짓는다. 칩거에 맞는 새로운 시스템을 들일 것이다. 그리고 그 고치에서는 아름다운 명주실이 나온다. 그것이 씨실과 날실이 되어 아름다운 견직물을 만들고 이를 통해 예쁜 실크 드레스가 만들어진다. 진분홍과 하얀 색이 조화를 이룬 예쁜 모습이다.
서두르지 않는다. 급할수록 돌아가라했다. 잘 해야한다는 마음보다 초심으로, 초보의 열정으로 한발한발 나아간다.
그리고는 가족들과 연말모임을 가진다. 언니가 이번주에 이사를 한다. 다음주에 가서 부모님과 멋지게 축하 모임을 해야겠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야무지게 살림하고 대학강의하는 언니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일본에 있느라 7년 이상의 경력 단절이 있었다. 기본 실력이 있어서인지 선배로부터 다시 강의 추천을 받았다. 그리고는 주 2~3회 일을 하며 다시 커리어를 만들어간다.
언니를 생각하면서 잠시 상념에 젖는다. 20대 때 내가 결혼을 했었다면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삶은 선택이다. 내가 선택했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선택할 것이다. 이 말은 어떤가? "삶은 선택이다. 선택이 나다."
20일 기도 29일차
게으른 아침을 맞이한다. 11시가 다되어 일어났다. 어제 2시까지 영화 [Last Holiday]를 보고 법정스님의 [텅빈 충만]을 읽다가 잠이 든 결과이다.
지난 목요일 송년회 이후 나는 아주 느리게 사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오늘까지이다. 읽고 싶을 때 읽고 쉬고 싶을 때 쉬고 놀고 싶을 때 놀고 자고 싶을 때 잔다. 1년을 열심히 살았기에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좋고, 무엇을 해도 좋다는 축하선물이다. 하루 3끼 대신 아점과 저녁으로도 하루를 보낸다. 물론 사이 간식은 필수다. 글쓰기 하겠다고 주섬주섬 책 읽다가 안 써도 좋다.
삶은 밀물과 썰물이다. 계속 치고 들어가야 할 때가 있지만 빠져야 할 때도 있다. 치고 빠지기인가? 후후~! ^^ 내년 초까지는 ‘빠지기’ 모드이다. 새벽에도 자고 모든 것을 허용하고 ‘필 땡기는‘ 대로 살아보자. 긴장 풀고 마음 풀고 몸도 풀어보자.
쉬는 것에도 좋지만 내가 어디까지 습관화가 되어있나 알아볼 수 있는 기회다.
어제부터 일주일간 이틀 저녁을 제외하고는 아침부터 밤까지 칩거 기간이다. 혼자서 보낼 참이다. 텅 빈 가운데 충만감을 느낀다.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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